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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곰팅이145

잔가지가 많이 뻗은 쪽이 남쪽, 이끼가 많이 낀 쪽이 북쪽. 혹시 내가 해질녘까지 돌아 오지 않으면 너 혼자 산을 내려 가야 돼. 늑대걱정 하지마. 늑대같은 거 이 산에 없으니까. 다행이 오늘이 보름이니까 달빛은 있을거다. 우리가 출발한 마을은 서쪽에 있어. 나뭇가지를 잘 살펴. 잔가지가 많이 뻗은 쪽이 남쪽이다. 나무나 돌에 낀 이끼를 보면 이끼가 많이 낀 쪽이 북쪽이고. 그래도 잘 모르겠으면 무조건 물소리를 따라가. 물길을 따라가다 보면 반드시 마을이 있으니까. 그리고 혹시.. ▷ 별순검 시즌3 中 20개의 에피소드 중에서 을 그닥 좋아 하지는 않는다. 초반부터 이어져 왔던 캐릭터가 본래의 색을 잃은 느낌이 들어 좀 안타까웠달까.. 인간 생명에 대한 진지함이 좀 덜하다고 느껴져서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건우가 했던 대사는 후로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드라마.. 2014. 9. 16.
가면라이더 덴오 (仮面ライダー電王 , 2007) - 시간과 기억에 관한 고찰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특촬물류의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유치하게 보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권선징악의 굉장히 유익한 내용들이죠.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유치원에서 배운다는 말이 있듯 삶에 대한 기본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에 명확하게 녹아 있음을 인정하는 1人입니다. 그런 단순한 이야기 속엔 꽤나 철학적인 고찰을 할 수 있는 내용들을 또한 만날 수 있습니다. [데네브 / 켄타로스 - 너의 강함에 내가 울었다 / 모모타로스 - 이 몸, 등장! / 료타로 - 그..그만둬 / 우라타로스 - 너, 나한테 한번 낚여볼래? / 류타로스 - 너 없애도 상관없지? 대답은 안들을 거지만 / 지크 - 강림] 여러 특촬물중에서도 가면라이더 덴오는 극장판이 사골처럼 나오는 걸로 봐서 꽤나 인기가 있.. 2014. 9. 15.
별순검 시리즈 - 누구의 죽음도 억울함이 없게 하라. 조선 말에 갑오개혁이후 좌,우 포도청이 사라지고 경무청이 신설되었고, 경찰업무를 담당하는 순검이 등장했다. 이들 중 특수임무를 담당하며 제복을 입지 아니한 사복 경찰들이 있었으니 이들을 별순검(別巡檢)이라 불렀다. 때는 위태롭고 어지러운 격동의 구한말 개화기입니다. 1894년 7월부터 이루어진 갑오개혁이후가 배경이 되고 있죠. 그래서 별순검들은 대단히 과학적이면서도 지극히 아날로그적으로 망자의 사연을 읽어 내고 있습니다. | 추리다큐 별순검 (2005) 은 별순검 시리즈에서 참 독특한 위치에 존재합니다. 후에 방영된 이 시즌1이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게 되고, 그 이후 별순검이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는 반면, 이 아이는 반쯤만 그 세계에 걸치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내가 아주 많이 애정하는 이 의 탄생비화.. 2014. 9. 2.
포차예찬 무거워질대로 무거워진 구름이 새찬 비를 뿌렸다. - 비도 오는데 대포 한 잔 콜? 달뜬 목소리로 녀석이 종용했다. 주머니사정따윈 아무래도 좋을 놈이다. 열심히 달려온 하루가 보여주는 잔뜩 구겨진 재킷을 벗어 걸치고, 다만 우동 한 그릇에 소주 한 병이면 그것으로 족했다. 어쩌다 사치라도 부리고 싶은 날엔 셔츠 단추 하나쯤 더 끌러 재끼고 닭똥집 하나 호기롭게 추가하면 그 뿐이었다. 저도 나도 하루의 고단함을 쓴 소주 한 잔으로 털어 버리고 비닐천막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아무말 하지 않아도 좋았다. 세상사 힘든 거 매한가지니 뒷담화는 하지 말자며 사람좋게 웃는 앞에서 어느새 난 마음자락의 먼지를 털어내고 있었다. 그래도 온전히 내편이 되어줄 사람이었다. 굳이 비오는 날이 아니어도 좋다. 낮에 달궈진 .. 2014. 8. 28.
우리는 여전히 대숲 옆에 산다. [대나무 숲속엔 언제나 시원한 공기가 흘렀다] 누가 왜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사람이 모인 곳이면 여기 저기 생겨났던 OOO옆 대나무숲을 기억하는지.. 이년 전 출판사X에서 시작된 대숲은 말그대로 우후죽순 - 혹자는 루후죽순(泪後竹筍).. 눈물의 대숲이라 칭하더이다 - 생겨났다. 임금님귀는 당나귀귀라고 외치던 대나숲에서 유래한 그곳에는 처음엔 재잘거림이 많지 않았으나 알음알음 그 수는 많아졌다. '세상사 모르는 것이 약일 수 있으니, 누가 썼는지는 알려고 하지 말라'는 암묵의 룰이 있었지만, 대숲은 결국 나름의 자생력을 잃어 버리고 짧은 흥행으로 끝나고 말았다. 거대 익명의 커뮤니티와 같았지만 각 대숲을 들여다 보면 그 속은 좁은 바닥 - 또는 업계 - 의 사람들만이 아는 그들만의 리그처럼 보였다. .. 2014. 8. 23.
기생수 (이와아키 히토시, 학산) - 인간과 기생수의 기묘한 공생 헐리우드에서 이 만화의 판권을 사서 영화화한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최근 일본에서 제작되어 곧 개봉한다는 소식이 들리네요. 결국 영화화되긴 되나 봅니다. 해서 오랜만에 꺼내 다시 보게 되었더랬습니다. 어느 날 뱀처럼 생긴 미지의 생명체가 인간의 귀를 통해 들어와 인간의 뇌를 장악합니다. 그들은 장악한 인간의 얼굴을 자유자재로 변형하면서 다른 인간을 '먹는' 행위를 하죠. 그러나 스스로 살 수 없어 인간의 장기를 통해 생명을 유지하는 기생의 형태로 존재합니다. 이런 설정때문에 컷컷마다 인간의 신체는 절단되고, 내장은 튀어 나오고, 피가 뿌려지는 충격적인 장면들이 끊임없이 연출되고 있어요. 이와아키 히토시의 음울하고 그로테스크한 그림체가 이런 장면들과 참 잘 어울렸던 것 같네요. 하지만 만화는 이런.. 2014. 8.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