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 화장실도 없이, 동네에 하나 있는 공중화장실을 써야 했던 어느 달동네 셋방살이의 추억을 말씀하시던 내 부모님이 살아 내었던 곳. 밀면 먹고 싶어서 달려 내려가면 버선발로 반겨 맞는 이에게서 너끈히 한 그릇 정도 유쾌하게 대접받을 수 있는 곳. 이불 한 채 기꺼이 내어 줄 수 있는 친구녀석과 하루쯤 온천에서 낄낄거리며 시간을 보내도 좋을 곳.
거친 뱃사람들과 시끄러운 아지매들의 정겨운 소리들은 언제나 심장을 뛰게 한다. 그렇게 비릿한 바다냄새에 코가 시린 부산은 늘 가슴 한 편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