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네이터를 극장개봉으로 보지는 못했지만 TV에서 몇 번 방영을 해 준 덕에 1, 2편 내용은 당연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극장에서 보고 싶었던 건, 꽤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던 때문이기도 하고 감독판의 엔딩을 모른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가까운 미래. 기계와의 전쟁에서 인류 저항군을 이끄는 사령관 존 코너를 없애기 위해 스카이넷은 T-1000(로버트 패트릭)을 과거로 보냅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저항군은 T-101(아놀도 슈워제네거)를 어린 존 코너(에드워드 펄롱)에게로 보내죠. 그리고 그들의 추격은 시작됩니다.
꽤 오랫만에 본 거라서 기존 봤던 영화에서 어떤 장면이 추가 되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진 않지만, 핵 폭발 장면과 사라코너(린다 해밀턴)와 카일이 재회하는 장면은 분명 추가 된 장면이 맞는 듯 하네요. 그리고 아놀드 정말 젊습니다. 세월이 그만큼 흘렀구나 싶어 찌르르한 느낌이 들만큼요. 그 아놀드가 출연한 영화중 가장 자기옷을 입은 것 같은 역할이었단 생각이 들어요.
20년도 넘은 영화라서 CG부분은 조금 어설픈 부분이 분명 있지만, 그 당시로 이런 영화를 만들어 낸 제임스카메룬감독이 정말 대단해 보였습니다. 지금도 감탄할만한 부분이 적지 않았거든요. 영화에 담겨 있는 철학적 메시지도 상당히 훌륭합니다. 지금 현재 5편까지 개봉이되고 TV 시리즈 사라코너 연대기도 있지만 아직까진 2편의 메시지를 넘는 건 없어 보이는 것 같아요. 리부트의 개봉 소식이 들리긴 하지만 크게 흥미가 생기지 않는 건 역시 감독의 영향때문일까요?
감독판의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당연히 엔딩에 있겠죠. 개인적으로는 기존 엔딩이 더 터미네이터의 느낌에 잘 맞다는 생각을 했지만 감독은 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싶었나 봅니다. 그리고 이 엔딩에서는 타임패러독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서 더 흥미로웠어요. 내용을 다 알고 보는 거라 많이 지루할 거라는 각오를 하고 본 탓인지 큰 화면과 사운드로 본 영화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인간과 기계의 소통이라는 측면은 여전히 감동이 있었습니다. T-101이 어린 존에게 눈물의 의미에 대해 말할 땐 여전히 울컥하는 군요.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좋은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건 참 행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