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대한민국이 테이프로 아트질하게 만들던 태풍이 지난간 주말.. 서울의 가시거리는 그렇게 좋을 수 없었고, 바람도 선선했지만 내려쬐는 태양아래서는 속수무책 부채질밖에 방법이 없던 오후.. 내셔널지오그래픽전을 관람하러 예술의 전당으로 향했습니다. 재작년 이 맘때 쯤 우연히 예술의 전당에 가서 <퓰리처상 사진전>을 보고, 사진한 장이 보여주는 감동의 스토리에 머리를 세게 한 방 얻어 맞은 후로 그런 사진전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진들 중에서도 보도사진이나 다큐사진이 가지는 힘은 한 장의 사진에 녹아 있는 피사체와 포토그래퍼의 <이야기>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프로여도 좋고 아마추어여도 좋은 그들이 프레임안에 담아내는 그 것들의 이야기에 우리들은 활짝 웃기도 하고, 안타까워하기도 하고, 눈물짓기도 합니다. 대상이 사진에 찍히는 전후 모두가 그 들의 삶의 일부이고, 치열하게 사랑하고 살아가는 보이지 않는 그 모습들은 언제나 감동을 선사 합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전의 사진들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사진을 담아내는 과정이 굉장히 위험해 보이는 사진들도 있고, 찰나를 담아내기 위해 인고의 시간을 견딘 사진들도 있었구요.. 모든 사진에는 카메라가 바라보는 대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무한한 애정이 담겨 있었습니다. 혹은 머지 않아 더 이상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안타까움도 함께 였죠.. 그 들이 더 이상 사진으로만 남지 않도록 하는 것이 촬영하는 사람들과 사진을 보는 사람들.. 모두의 몫일테지요..
개인적으로 여러 사진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은 <사자모자>의 사진.. 새끼사자가 어미의 어깨에 앞다리를 걸친 뒷모습을 담은 사진.. 역광이어서인지 황금색으로 빛나는 그 모습이 어쩐지 너무 따뜻해서 울컥하는 기분이 느껴졌다는.. 그리고 모든 새끼들은 어느 것 하나 예쁘지 않은 게 없었지요..
오래오래 그들과 우리들의 아름다운 날들의 기록은 계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