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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곰팅이/감상

[드라마] 골든타임 (2012)

by 셈틀씨 2012. 9. 12.

 

 

심장마비 4분, 중증외상환자 1시간, 뇌졸증과 심근경색 3시간.. 이<골든타임>이란 용어는 응급의학에서 환자의 생명을 위해 절대 놓칠 수 없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해운대 세중병원 외상센터 최인혁 교수(이성민)가 억지로 침상을 마련해 응급환자를 받아 - 환자를 옮겨 주는 구급대원 임무도 참 버거워 보이더이다. - 주위 사람들을 정신없게 만드는 모습은 사쿠라노미야 도조대학 구명구급센터 하야미부장과 상당히 닮았습니다. 헬기모형을 곁에 두고 닥터헬기도입을 꿈꾸며 사직서를 품고 환자를 위해서는 병원 규칙쯤 가볍게 무시해 주시는 지독히 사생활 없어 보이는 삶을 살고 있는 모습이죠.. 응급실은 적자를 내는 곳이다라는 부분도 이 사람들을 통해서 강조되고 있는 부분입니다. 나는 신이될테다라고 외치는 하야미와 의사는 신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최인혁의 그 말의 의미는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일 겝니다. 이런 부분이 또한 주위에 적을 만드는 부분이라 극적 재미를 주는 포인트일지도 모르겠네요.. ^^

 

<대왕세종>에서 세종과 과감히 맞짱뜨던 최만리 영감을 기억하는 시청자로 최인혁쌤.. 회춘했네.. 라는 느낌이..ㅋㅋ.. 최인혁교수와 이민우(이선균)의 전작인 <파슷하 - 노홍철의 발음 ㅋㅋ ->를 보지 못햇는데 본 친구녀석은 두 사람의 역전관계가 참 흥미로웠다는 평가..

 

 

의대 졸업 후 미드 번역이나 하며 지내던 이민우는 자신의 눈 앞에서 어린 생명을 놓아 버리고 의사로써의 삶을 시작해보려고 인턴을 지원하게 되죠.. 또 현모양처가 꿈인 강재인(황정음)은 단지 익숙한 직업이어서 의사를 선택했을 뿐입니다.  의사로 능력이 뛰어난 것도 지독한 사명을 가지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세중병원에서 멘토를 만나고 환자들을 만나고 생명들을 구조해 나가면서 조금씩 의사가 되어 갑니다.

 

드라마는 하나의 에피소드를 한 화에 끝내는 옴니버스 구성이 아니라 동시다발적으로 사건을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실제 인생이 그러하듯이.. 금방 치료가 되어 나가는 사람들도 있고, 긴 회복기를 거치는 사람들도 있고, 도착도 전에 사망한 환자도 있습니다. 병원내 권력투쟁, 환자들의 인생사도 있고, 현실 고발적인 이야기들도 풀어 내고 있습니다. 왜곡된 의료현실을 정면으로 마주보고 있는 듯 합니다.

 

예전에 한 명의 환자 보호자로 병원을 찾았을 때 느꼈던 병원에 대한 인상을 굉장히 정확히 보여 주고 있어서 놀라웠습니다. 모든 걸 의사를 믿고 그들이 제안하는대로 할 수 밖에 없는... 그리고, 의사들의 입장에서 보여지는 부분도 살짝 엿보는 느낌도 받았네요.. 그들의 하루하루가 얼마나 두려운지.. 또 의뭉스러운지.. ㅎ

 

 

드라마 내에서 회식장면 - 스토로베리나이트의 회식장면도 좋았었는데, 개인적으로 동료들과의 가벼운 회식 분위기를 좋아 하는듯..ㅎㅎ - 과 더불어 쓰레기통 - 담배 냄새 무지 날 것 같은 ㅜㅜ - 옆에서 쭈그려 앉아 커피마시는 장면이 젤 좋았다는.. 아주 매력적인 최쌤이었고, 전투현장과 같은 외상센터에서 끈끈한 동료애로 맺어진 은아쌤(송선미)과의 이야기는 흥미로웠습니다. 난 최쌤빠! ㅋㅋ 직장에서도 흔히 있는 오피스와이프의 느낌이랄까..

 

하지만 개인적으로 읽은 드라마는 인턴나부랭이들의 성장드라마에 촛점이 맞춰지더이다.. 사람들이 어떤 창작물 - 책, 영화, 드라마, 공연등 - 을 볼 때는 자신이 살아온 과거의 경험, 현재에 처한 상황에 따라 그 이야기가 분명 다르게 읽힐 겁니다. 아직도 설익은 직장생활 중이고 조금 더 괜찮은 멘티에의 꿈을 가지고 있는지라 최쌤같은 멘토가 되어야지 보다는 그런 멘토를 만나 더 나은 삶의 방향을 배우고 싶은 욕구가 크기 때문일 겁니다.

 

 

사람들은 살면서 누구나 도 언제나 "선택"의 순간을 마주하며 살고 있습니다. 이 선택의 순간들을 중증외상환자를 대하는 의사에 치환해서 보자면 그 순간의 판단으로 신이 될 수도  혹은 살인자가 될 수도 있는 그들입니다. 드라마는 판단과 결정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은 좋은 것과 나쁜 것 중에 선택 하는게 아니라, 더 나쁜 것과 덜 나쁜 것 중에 선택을 하는 상황이다

최적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과 답을 정해놓고 가는 과정은 분명히 다르다.

 

 

 

지독히 찌질했던 민우와 인턴나부랭이들이 뛰어난 능력을 가진 슈퍼인턴이 아니어서 참 좋았습니다.. 시작은 당연히 애송이여야 하고 실수와 경험을 계속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이전에 먼저 같은 길을 걸어 갔던 세중대의 사람들을 통해서 그들은 한 걸음씩 의사가 되어 갑니다. 과장4인방 - 병원 시트콤 버전이올시다.. ㅋㅋ 귀여우십니다 -, 펠로우, 레지던트들은 각자의 길을 먼저 걸어간 사람들이고 힘든 경험치 속에 판단하고 결정할 만한 능력치를 가지게 되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들은 줄도 잘서야 하고 적당히 책임도 떠넘기는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그것은 보통의 직장생활을 하는 우리들 같습니다.

 

이 인턴나부랭이들은 앞선 의사들처럼 줄을 잘 서기 위해 고민하고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결정을 미루는 의사가 될 지도 모릅니다. 리틀 최인혁인 민우가 진짜 최인혁과 같은 의사가 될 지 재인이 이사장직을 수행하게 될 지는 지금 알 수 없습니다.

 

그들의 성장은 늘 현재 진행형이니까요..

 

 

덧> 엔딩까지 멋진 이 들마.. 어쩔껴.. 시즌 2를 기대 하지 않을 수 없다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