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꽃송이 바람비에 떨어지면 그대 그리워해도 되겠습니까...?]
회사가 이 곳으로 이전을 하고 배롱나무꽃 바람에 일렁이는 계절이 찾아오면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꽃.. 사무실 앞 마당뿐 아니라 동네 담너머로 수줍게 흔들리고 있었다. 이 꽃은 '꽃이 피었다'라는 느낌보다는 '꽃이 탐스럽게 열렸다'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듯 보인다.
내게 있어 능소화는 기다림과 그리움의 이미지다. 임금을 그리다가 죽어간 궁녀 소화와 하늘정원에서 꽃을 훔친 하늘 선녀님 여늬의 이야기 때문인 듯도 싶고, 따갑게 내리쬐는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쉬이 시들지 않고, 시들기 전에 꽃송이가 그대로 땅에 툭 떨어져 버리는 수줍음 때문인 듯도 싶다.
너 정녕 여름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