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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곰팅이/감상

가면라이더 덴오 (仮面ライダー電王 , 2007) - 시간과 기억에 관한 고찰

by 셈틀씨 2014. 9. 15.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특촬물류의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유치하게 보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권선징악의 굉장히 유익한 내용들이죠.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유치원에서 배운다는 말이 있듯 삶에 대한 기본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에 명확하게 녹아 있음을 인정하는 1人입니다. 그런 단순한 이야기 속엔 꽤나 철학적인 고찰을 할 수 있는 내용들을 또한 만날 수 있습니다.

 

[데네브 / 켄타로스 - 너의 강함에 내가 울었다 / 모모타로스 - 이 몸, 등장! / 료타로 - 그..그만둬 / 우라타로스 - 너, 나한테 한번 낚여볼래? / 류타로스 - 너 없애도 상관없지? 대답은 안들을 거지만 / 지크 - 강림]

 

 

여러 특촬물중에서도 가면라이더 덴오는 극장판이 사골처럼 나오는 걸로 봐서 꽤나 인기가 있었나 보구나 싶었어요. 개인적으로도 가면라이더 시리즈 중에서 이 덴오가 가장 좋더라구요. 다른 시리즈의 시크하고 능력쩌는 라이더들 사이에서 지독히도 운 나쁘고, 착해빠진 녀석이 주인공이예요. 물론 빙의된 이매진들을 통솔할 만큼 근성있는 녀석이기도 하죠.

 

2007년의 어느날, 도쿄의 하늘에서 무수한 발광체가 나타나 대량의 모래가 쏟아졌지만, 사람들은 이 이변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모래가 들어갔다고 눈을 비비는 소년, 노가미 료타로를 제외하고는...
무엇을 해도 불행한 료타로, 그런데도 열심히 노력해, 더욱 불운한 트러블을 일으킨다. 어느 날 불량그룹에 얽혀 뭇매를 맞고 돌아가는 중, 길에 떨어진 기묘한 패스를 죽게 된 료타로는, 그 패스를 경찰서에 갖다 주려다가 황야를 달리는 미래에서 온 듯한 모양의 열차를 보게 되는데...

 

- 홈페이지에 소개된 줄거리

 

 

 

이 가면라이더 덴오 에피소드 전체를 관통하는 단어는 시간기억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매진들은 사람들의 소원을 억지로 들어 주는 댓가로 그들의 기억을 통해 과거로 가서 세상을 파괴합니다. 료타로가 그들이 파괴하는 그 과거로 따라가서 이매진들을 저지하는 내용이 각 에피소드들의 기본이죠. 과거의 시간 속에서 이매진들이 파괴한 세상은 현재에도 그대로 영향을 받아요. 하지만 과거에서 이매진들을 막게 되면 평소의 현재로 돌아 옵니다. 그 시간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세상을 되돌릴 수 있다는 거죠.

 

시간이라는 소재를 이야기에서 쓴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현재와 과거가 얽히면서 타임패러독스라는 괴물이 생겨날 수 밖에 없는 거죠. 덴오에서도 시간에 관한 심오하고 약간은 심각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상당히 밝은 에피소드들로 구성되어 경쾌하고 깔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료타로에 빙의하는 이매진들도 각자의 성격이 뚜렷하고 괜찮은 놈들이어서 캐릭터를 보는 재미도 있어요.  

 

인간의 기억이라는 게 유한한 것이고 불완전한 것이기 때문에 그것으로 발생되는 수많은 갈등과 이야기들이 존재합니다.

이 덴오의 이야기를 보면서 아주 가볍게라도 기억과 시간이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