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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곰팅이/감상

[도서] 뿌리 깊은 나무 (이정명, 밀리언하우스)

by 셈틀씨 2012. 3. 14.

 



"내 이름은 채윤.. 탐정이죠.."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제법 잘 쓰인 추리소설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역사팩션이라고는 하지만 반은 역사소설.. 역시 역사는 스포다.. 이기 때문에 용의선상에서 제외되는 몇몇의 인물들은 있었습니다만.. 충분히 흥미진진했습니다.

사실 <뿌리 깊은 나무> 드라마를 제대로 본 적이 없었던 지라.. 그 드라마의 인물들에 큰 애정이 없어서인지.. 책을 읽으면서 거기 나오는 인물들이 최근 닥본사한 몇 안되는 드라마 중의 하나인 <대왕세종>의 인물들이 겹쳐지더군요.. - 이 드라마에 대해서도 한 번은 감상을 정리할 생각입니다만.. 귀차니즘이.. ㅜㅜ - 열심히 챙겨본 상경세종의 강렬한 인상때문에 석규세종은 좀 더 있다 만나 봐야 겠습니다.

주상전하께서는 보위에 오르시던 날부터 낡은 것을 부수고 새것을 세우셨다. 존재하는 것들을 해체하고 없는 것을 만들어내셨다. 대마도를 정벌하여 경상도에 속하게 하시고, 평안도에 최윤덕, 함길도에 김종설르 보내 4군과 6진을 개척하시었다. 고려사를 개수하게 하시고 향악을 채록하시었다. 집현전을 만드시고 재주 있는 자를 불러 모아 독서하고 궁리하게 하셨다. 궐 안에 주자소를 지으시고 경자자와 갑인자와 납활자 병인자를 만드셨다. 조선통보를 주조하시고 악기도감에서는 악기를 만들고 아악보를 정리하였다. 신장의 제도를 정하여 태장을 마구 못 치게 하시고 새 저을을 반포하시었다. 목멱에 봉화대를 세우시고 화전, 화포를 개량하시었다. 팔도의 호구를 조사히시고 함부로 매질하는 편배를 법으로 금하시었다. 혼천의를 만드시고 매일 간의대에 오르시어 하늘의 운행을 관찰하시고 앙부일구과 일정성시의를 만드시고 칠정산을 편찬하시었다.
......
향악을 채보하여 우리의 노래를 살리고, 4군6진으로 변방의 강역을 개척하고, 칠정산으로 우리의 시간을 되찾고, 고려사를 개수함으로써 조선의 역사를 되찾고, 지도를 만들어 조선의 땅을 살피고, 구리활자로 책을 찍어 내는 것들이 모두 조선의 몸과 마음과 영혼을 되찾으로 함이니 중국이 어찌 탐탁하게 생각하겠느냐?
......
최해산 대감의 주관하게 이천 대감이 화학무기를 연구했다
''''''
허담을 시켜 북변과 한성부 주위의 세밀한 지도를 만들게 하셨다


삼문의 입을 통해 세종의 업적을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 더불어 한글창제까지.. 물론 혼자한 일은 아니지만 이이이..이 사람 천재 아닙니까? ^^

박종화의 <세종대왕>을 읽어 보면 세종 즉위까지  그러니까 조선의 건국부터의 태종까지의 이야기는 이야깃거리가 무궁무진합니다. 하지만 세종 즉위 후에는 세종의 치세를 설명하며 평이하게 전개되죠.. 그런데 <뿌리 깊은 나무>는 훈민정음 반포라는 역사적인 사실을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드라마틱하게 보여 줍니다. 최만리와 세종의 맞짱뜨는 장면.. 특히 "너희가 언문을 아느냐?" 박력넘치는 세종의 모습을 기대했지만..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나 보군요.. 흠흠


향원정, 집현전, 경회루, 아미산, 걍녕전등.. 어린 겸사복 채윤이 수사를 위해 돌아 다닌 이 곳들을 다시 한 번 찾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