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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곰팅이/감상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 (2002)

by 셈틀씨 2012. 1. 12.





고복수, 전경, 미래, 한기자를 만나고 벌써 10년 세월이 다 되어 버렸습니다..

현실에서는 사용하지 않을 법한 인정옥작가 특유의 주어를 뒤에 놓는 말투가
인상적이어서 속으로 간혹 따라해 보기도 했었더랬습니다… ^^
나중에 아일랜드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더군요..

인작가가 그려내는 인물들은 그리 착하지도 또 그리 나쁘지도 않는 사람들입니다만..
지리하지만 열심히들 살아가는 우리들 모습인 것 같아 묘하게 정이 갑니다.
때문인지 그 캐릭터들을 연기해낸 배우들에 대한 호감도도 상승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경의 밴드가 연주하던 두타부터 둘이 함께 타던 버스의 뒷자석, 버스정류장
그리고 서울의 각 동네들 풍경과 서울 다리의 불 빛들..
나중엔 제주, 포항 전국으로 다니더군요.. ㅋ

한 여름의 서울 각 곳 풍경이 예쁘게 표현 되고 있었습니다.
서울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았던 때라 꽤나 동경어린 눈으로 보게 되었었죠.
그리고 그 들의 이야기가 예뻤습니다.

드라마가 끝나고 한참 뒤 어느 날 뜬금없이
퇴근 길에 서강대교를 지나가는 버스를 타고 그들의 버스정류장에 가봤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추억하며 그 곳에 낙서를 남겨 놓았더군요..
꽤 오랜 시간이 흐른 후였는데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
지금도 잘 있을 지 잘 모르겠네요..

아버지의 죽음에 뱉어낸 복수의 서러운 울음 소리 때문에 가슴이 뻥 뚫린 것 처럼 시렸던
그 때의 느낌이 조금 울컥한 일이 생기면 아직도 가끔 중섭이 연주하던 음악과 함께 생각납니다.

후반에 있었던 그들의 판타지는 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습니다만..
마지막 수술실 문이 열릴 때 우는 듯, 웃는 듯한 경의 표정으로
그 이야기의 명쾌한 엔딩을 보여 주지 않은 덕에
과연 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불현듯 궁금해 지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