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서는 사용하지 않을 법한 인정옥작가 특유의 주어를 뒤에 놓는 말투가 인상적이어서 속으로 간혹 따라해 보기도 했었더랬습니다… ^^ 나중에 아일랜드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더군요..
인작가가 그려내는 인물들은 그리 착하지도 또 그리 나쁘지도 않는 사람들입니다만.. 지리하지만 열심히들 살아가는 우리들 모습인 것 같아 묘하게 정이 갑니다. 때문인지 그 캐릭터들을 연기해낸 배우들에 대한 호감도도 상승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경의 밴드가 연주하던 두타부터 둘이 함께 타던 버스의 뒷자석, 버스정류장 그리고 서울의 각 동네들 풍경과 서울 다리의 불 빛들.. 나중엔 제주, 포항 전국으로 다니더군요.. ㅋ
한 여름의 서울 각 곳 풍경이 예쁘게 표현 되고 있었습니다. 서울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았던 때라 꽤나 동경어린 눈으로 보게 되었었죠. 그리고 그 들의 이야기가 예뻤습니다.
드라마가 끝나고 한참 뒤 어느 날 뜬금없이 퇴근 길에 서강대교를 지나가는 버스를 타고 그들의 버스정류장에 가봤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추억하며 그 곳에 낙서를 남겨 놓았더군요.. 꽤 오랜 시간이 흐른 후였는데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 지금도 잘 있을 지 잘 모르겠네요..
아버지의 죽음에 뱉어낸 복수의 서러운 울음 소리 때문에 가슴이 뻥 뚫린 것 처럼 시렸던 그 때의 느낌이 조금 울컥한 일이 생기면 아직도 가끔 중섭이 연주하던 음악과 함께 생각납니다.
후반에 있었던 그들의 판타지는 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습니다만.. 마지막 수술실 문이 열릴 때 우는 듯, 웃는 듯한 경의 표정으로 그 이야기의 명쾌한 엔딩을 보여 주지 않은 덕에 과연 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불현듯 궁금해 지곤 합니다..
...따님두 아파 요. ...오늘, 아주 많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약 대신 술 마셨어요. ... 술이 아니라... 약을 먹은 겁니다. 좀... 사랑해 주세요, 따님. 아버님? 이쁘잖아요, 따님.
내가... 뭐 해주까요, 전 경씨? 좋아해두 되나요?
세상에 아무것두 안하는 사람은 없어요. 특기가 다른 거지. 그리구... 그렇게 하나씩만 잘 하면 되지, 뭐. ...어뜩케 다 잘해요? 힘들 게..
마음이 잔인해지지 않구, ...어뜩케... 한 사람만을 좋아합니까? ...착한 마음으로는... 세상 전부를 좋아하게 되잖아요. ...그러니까... 하나만 좋아하려면, 착해선 안돼 요. ...잔인하게... 한 사람 좋아할래요. ...나중에, 후회해두, 좋을 사람.
근데... 아까 앉아서... 생각할 시간이 있었는데... 그 험한 손으루... 어머니 부운 발을... 아주 정성껏 주물러 주던 ...복수씨였어요.
그 사람의 마음은... 내 마음을 울려요. 1분 1초두 안 쉬구, 내 마음을 울려요. ...그 사람은... 나한테만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이 세상에 있을 수 없는 사람이예요... 첨 봤어요... ... 한기자님. ...난, 최고의 사람을 만난 거예요. ...최고의 마음을, ...지금 만 나고 있어요.
경이씨... 기분 드럽게 좋아요, 나아. ...기대이 상이야, 우리 경이씨. ...내 병 알면, ...울구, 이상하게 나 보구, ...아, 진짜 구질구질할 줄 알았네. ...그래서 경이씨 꼴두 보기 싫을까 봐, 얼마나 겁 났는데... ...이렇게 웃어주구, 너무 쬐끔 웃어서, 좀 그렇긴 하지만...
..그랬다. ...그래서 죽었네. ...나 땜에 살던 사람이라서... 엄마, 천재다. ... 나 땜에 살았는데... 나 없으면 못 살지. 누구 땜에 살지 마. 성호 때문에 살지 마. 엄마 때문에 살어. ...응? 성호 때문에 살다간... 막판에... 성호, 환장해.
니 엄마 욕만 하지마. ..니 엄마... 착하구, 이뻤어. 내가 겁탈해서 뺏어왔어. ...너무 탐나서, 내가 뺏었어. ... 그 때, 너두 뺏어 온게 됐나부네... ...참, 별 일이 다 있다. ...근데... 제대루 훔쳤네. ... 잔말 마라. ...너, 내 아들이야, 딴 놈한테 너 주기 싫어. ...알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