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뿌리고 도봉산의 웅대한 바위가 파란 하늘아래 조화롭게 서 있었던 걸 보며 감탄했던 게 불과 몇 일 전의 일이었다. 그 풍경이 아주 오랜 일처럼 느껴질 정도로 산 능선마저 구분되지 않을 만큼 미세먼지가 하늘을 뿌옇게 뒤덮었다. 길을 걸어가면서 마주치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하고 있었다. 세상이 우울해지는 기분이 드는 굉장히 기괴한 느낌의 주말이었다.
때문에 '선비의 일상, 음악이 있는 풍경' 에서 보여주는 선비들의 거문고와 함께한 일상이 더욱 더 미묘하게 다가 왔는지도 모르겠다. 느리게 흐르는 음악소리와 고즈넉한 풍광을 상상해 봤다 소음이 많지 않았을 그 때에는 먼 곳의 음악소리를 감상할 수 있었을테고 여린 녹색잎에 어울어진 색색의 봄 꽃들은 선명했을 터였다.
이불 밖은 위험하다며 세상은 계속 떠들고 있는 와중에 길에 서서히 내걸리는 연등이 반갑다.
그래도 피고 있는 꽃들이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