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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곰팅이/감상102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2016) - 이상한 마을의 길동씨 이 개봉한다기에 간만에 영화관 나들이나 해볼까 했었다. 그 얘길 듣더니 최근 잦은 편두통으로 괴로워하는 녀석이 자기도 보겠단다. '음.. 너 무서운 영화 못보잖음..? 황해도 싫어 했잖음..?' 하며 선택한 영화가 이었다. 화면의 때깔이 상당히 독특했다. 판타지 장르를 즐기는 나같은 관객의 입장에선 감탄하며 환영할 만한 부분이었다. 하지만 옆자리에 앉은 친구는 낯선 때깔에 무서운 영화아니나며 잔뜩 쫄아서 관람을 시작했다는 슬픈 전설이.. 은 나 혼자 보는 걸로.. 겁대가리를 상실해 빙글빙글 웃으며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탐정은 정작 자신의 과거 기억은 없다.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 속에 존재하는 가족의 원수를 찾아 다닌다. 관객은 주인공과 똑같이 과거를 모르기 때문에 이런 설정은 관객이 주인공의 시점에서 감.. 2016. 5. 17.
간송문화전 6부 (DDP) - 과거와 미래를 이어주는 대부호의 바람직했던 소비 얼마 전 인문학 정원에 참석하여 '선비의 일상, 음악이 있는 풍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조선시대의 풍속화를 통해 그 시절의 풍류에 대한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과거에도 익히 보았던 풍속화들이었지만 이야기와 함께 한 그림들은 굉장히 다른 느낌과 의미로 다가왔다. 그 풍속화를 다시 보고 싶어서 간송미술관에서 마지막 나들이를 나왔다는 아이들을 만나러 동대문디자인플라자로 향했다. 2년 정도 전시가 있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가고 싶다고 생각한 건 처음이었다. 역시 다양한 경험은 중요하고 아는 만큼 보이는 건가 보다. 간송문화전 6부는 풍속인물화 - 일상, 꿈 그리고 풍류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우리가 기존 익숙하게 알고 있는 정선, 김홍도, 신윤복, 장승업, 윤두서등의 화가들이 그린 그림들이.. 2016. 5. 3.
파이 이야기 (얀 마텔, 작가정신) - 결정하는 것은 어느 쪽일까?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것은 신과 인간 중 어느 쪽일까? ▷ 한동원 中 지금도 계속 그르릉 끓고 있는 이 목상태의 원인이 된 꽤 심한 감기를 앓은 겨울이였다. 떨어질 듯 떨어지지 않는 기침님을 모시고 간 크리스마스 트리의 전구가 반짝이는 치킨집에서 맥주를 한 잔 하면서 스치듯 '라이프 오브 파이'애 대한 감상을 처음 들었었다. 얼마 후 다른 이의 또 다른 감상을 들을 기회가 생겼다. 그가 말한 내용이 정확히 기억나진 않는다. 꽤 훌륭한 영화다, 감독이 대단하다며 주인공이 백인이 아니어서 관심을 조금 덜 받는 걸지도 모르겠다 라는 조심스런 의견을 피력했던 것 같기도 하다. 상당한 존경의 의미를 담은 표정으로 말했던 탓인지 인상깊었던 영화 후기였다. 그 후 도서관을 갔을 때 이 책을 찾아 본 계기가 그 때문.. 2016. 4. 30.
7년의 밤 (정유정, 은행나무) - 사실과 진실, 방황하는 기억 책을 읽는 내내 기시유스케의 검은집을 읽었을 때처럼 난 어둡고 축축하고 비릿한 곳에 있었다. 출퇴근 길 비릿한 물안개로 둘러싸인 도시를 돌아 다니느라 몇 번이나 내릴 곳을 지나칠 뻔 하기도 했다. 마을은 깊었고 서사는 흥미로웠다. 나는 내 아버지의 사형집행인이었다. 강렬한 첫 문장으로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서원이 현수를 마지막으로 본 후 세상으로부터 떠밀려 버려진 7년의 이유가 거기서부터 시작된 셈이다. 세 명의 남자와 한 소녀가 조우한 세령호. 과거에 미묘하게 어긋났던 각자의 균열들이 그 밤 시너지를 일으켜서 큰 비극을 만들어 내고야 만다. 현수, 영제, 승환의 시점으로 쓰여진 글을 읽을 때 그 상황에 한 껏 감정이입을 해서는 각자의 순간마다 선택에 대한 문제를 같이 고민해야 했었다. 그 선택에 답답해.. 2016. 4. 27.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Star Wars : The Force Awakens, 2015) - 돌아온 신화에 바치는 성실한 오마주 제다이의 귀한이 개봉한 게 1983년도이니 그로부터 3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사이에 덕후들은 치밀하지 못한 스타워즈의 세계를 확정세계관으로 맞춰가며 놀고 있었고, 20년만의 재개봉도 이루어 졌다. 7편이 개봉된다고 했을 때까지만 해도 사실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었다. 클래식 시리즈와 프리퀄 시리즈말고 영화 외적인 인물들의 삶을 따라가지 않아서인지 스타워즈 시리즈의 리부트가 선언되었을 때도 별 생각 없었음(...) 스타워즈의 새로운 편이 기대되는 게 아니라 너랑 연말에 영화 보는 게 기대된다고 하면서 별전쟁 덕후녀석에게 말하고 예매를 했었으니까. 하지만 OCN에서 방영해 주는 클래식 시리즈를 훑고, 점점 풀리는 떡밥들과 관객들의 관람평이 나쁘지 않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기대감은 상승하기 시작했다. 클래.. 2016. 1. 15.
뮤지컬 영웅 (블루스퀘어) - 나라를 되찾거든 고국으로 옮겨다오. 5분만 시간을 주십시오. 아직 책을 다 못 읽었습니다. 그의 나이 서른하나였다. 그는 유언으로 독립이 되면 고국으로 돌아오길 원했다. 그러나 그의 유해는 아직까지 이 땅에 돌아 오지 못했다. 봄이라는 계절이 무색하게 볕이 뜨겁던 날 '뮤지컬 보여 주겠음' 이라는 말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달려 나갔다. 일이백원도 허투루 쓰는 법이 없던 녀석이 원플러스원 신용카드 행사의 혜택을 누리겠다며 을 예약했단다. 정성화 공연이면 좋겠다고 했다. 읭?! 캐스트도 안보고 예매한 거냐? ^^a;; '그 캐스트 공연은 아마 일찍 예매가 되었을 거임. 포기하삼 ㅋ' 무튼 한남동 블루스퀘어 2층에 자리를 잡았고, 다음에는 꼭 배우들 얼굴이 보이는 앞 좌석에서 보자 했다. 하지만 2층은 사람이 많지 않기도 했고 우리의 앞뒤 사.. 2015. 4.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