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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곰팅이/감상

나를 찾아줘 (Gone Girl, 2014) - 사랑, 그 영원함에 대하여

by 셈틀씨 2014. 11. 5.

 

완벽한 커플, 사라진 그녀

보이는 것만이 진실은 아니다!

 

 

 

이런 류의 영화는 스포가 없는 리뷰나 감상이라고 하더라도, 볼 예정이라면 일단 피하고 봐야 한다. 어떻게든 본 사람들 글이나 말에서 묻어나는 뉘앙스때문에 이야기의 결말이 예측되기 때문이다. 난 다행이 특별한 사전 정보 없이 보았던지라 꽤 흥미롭게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날 너무 많이 돌아다닌 탓에 좀 쉬어가자고 선택한 영화관이고 영화였다. 표를 끊고 나니 청불이어서 이 거 얼마나 잔인한 거냐?! 살짝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히 함께 관람하는 녀석이 영화 시작하자마자 골아 떨어지는 바람에 안심하며 몰입...은 개뿔 얼마나 고생했으면.. 지못미 ㅠㅠ

 

영화는 닉(벤 애플렉)과 에이미(로자먼드 파이크)의 5주면 결혼기념일에 에이미가 실종되면서 시작한다. 경찰이 에이미의 실종을 수사하면서 발견한 단서들은 닉이 살인 용의자임을 가리키고 있었다. 초반은 배경과 인물에 대한 소개 부분이라 조금 지루한면이 있긴 했지만 <세븐>의 감독 데이빗 핀처답게 두시간반이라는 시간이 긴장감으로 꽉 찬 스릴러란 장르의 영화를 그려 냈다.

 

영화를 보고난 후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에이미역을 맡은 로자먼드 파이크라는 배우였다. 상황에 따라 외모를 변화시키고, 캐릭터를 바꾸고 하는 모습이 완전 다른 사람을 보는 것 같았다. 영화제에서 상 하나쯤 받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닉역의 벤 애플렉도 잘 했었나 보다. 초반 닉이 워낙 밉상으로 보여서 중후반의 섬뜩한 에이미를 알고 나서도 닉에게 일말의 동정이 가지 않았던 걸 보니 말이다. 영화가 끝나고 숙면을 취한 친구에게는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이나 결혼을 앞둔 커플이 이 영화를 보면 기함하겠더라는 감상평을 전달했다. 영화를 본 다른 친구는 '존경스러웠다'는 한마디만을 했었는데.. 대체 너의 사랑에 무슨일이 있었던게냐(...)

 

그리고, 이 스릴러적 내용과 더불어 인상적인 부분은 언론의 역할에 대한 부분이었다. 한 사람을 살인자로까지 몰고 갔다가 최고의 영웅으로 만들어 내는 건 미디어의 힘이 컸지 않았을까... 시청률을 위해 더 자극적이고, 더 공격적으로 방송하는 게 충분히 현실가능해서 공포스러웠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모든 내용을 단지 막장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