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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곰팅이/감상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2012)

by 셈틀씨 2012. 8. 16.

 

 

최동훈감독의 전작을 모두 개봉관에서 본 바.. 그리고 꽤 재밌게 봤던지라, 아마도 <도둑들>이 개봉하면 개봉하자 마자 보게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하반기 스타트를 한 영화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되었네요..

 

때는 영조에서 정조로 넘어가던 시대.. 우의정의 서자이자 시장통 잡서적에 빠져 지내던 덕무(차태현)는 금보다 귀한 얼음을 독점하기 위한 좌의정 조명수(남경읍)의 음모에 역모죄로 잡히고 아들을 구하기 위해 아비는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됩니다. 이 복수를 위해 조명수 때문에 파직당한 동수(오지호)와 손잡고, 각 분야의 전문가를 모으게 되죠.. 물주 수균(성동일), 도굴 전문가 석창(고창석), 폭탄 제조 전문구 대현(신정근), 변장술의 달인 재준(송종호), 총알배송 마차꾼 철주(김길동), 잠수전문가 수련(민효린)과 정군(천보근), 설화(이채영), 난이(김향기).. 어마무지한 캐릭터들의 향연이로군요..

 

영화라는 짧은 호흡 탓인지 이 '꾼'들은 큰 갈등없이 덕무의 판단에 따라 각자의 전문적인 일을 수행하게 됩니다. 각 장면장면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못한 느낌은 살짝 있지만, 배우들의 연기 덥분에 제법 신나게 웃었네요.. 대현의 사오정 답변은 나올 때마다 웃겼다는..^^;  긴 호흡의 드라마였다면 이 꾼들의 개인사와 덕무의 성장.. 그리고 덕무가 각 전문가들을 자신의 사람으로 끌어 안는 과정을 설득력있게 보여 주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이 착해 빠진 도둑들 때문에 사실 배신의 긴장감 따윈..전~혀 없다는 게 함정..ㅋㅋ   해피해피한 결말을 향해 가는 중에도 뻔히 보이는 권선징악의 결말때문에 맘 편히 볼 수 있었을지도.. 이런저런 조그마한 단점들이 눈에 띄긴 했지만 기대를 하지 않고 본 탓인지 상당히 유쾌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얼음이 금보다 귀할 수 밖에 없던 그 시절.. 서빙고의 얼음은 최고 권력을 뜻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리 공무원들을 물먹이는 내용은 무척이나 통쾌해서 오늘 날에도 이런 히어로들이 세상을 좀 바꿔주었으면 하는 생각도 드네요..

 

영화를 보기 전에 특별 출현하는 배우들 이름들을 봤었는데.. 영화를 보면서 같이 본 친구녀석한테 "송중기 봤냐?" 물어본 순간 화면가득 얼굴이 뙇! ㅋㅋ.. 그리고 종을 흔들어 대던 마님.. 어디서 많이 뵌 분이다 했더니.. <아이러브유>의 오나라였다는.. 왜 못알아 봤을까나.. ㅡㅡa

 

이 도둑들.. 얼음 말고 또 다른 건 훔칠 생각이 없으신지...

 

오~케이~.. 만사형통이란 뜻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