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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곰팅이/감상

[만화] 충사 (우루시바라 유키, 대원)

by 셈틀씨 2012. 7. 24.

 

 

낯익은 동식물과는 전혀 틀린 기괴하고 하등한 무리들.

사람들은 그런 이형의 무리들을 두려워했고 언제부턴가 그것들을 가리켜 '벌레'라 불렀다.

 

<충사>는 힐링.. 흔히 말하는 치유계 만화라고 분류되고 있습니다. 벌레라고 불리는 이형의 존재를 통해서 타인과 공존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방법을 되돌아 보게 하는 그런 종류죠.. 벌레선생.. 즉 충사 깅코는 벌레를 부르는 체질때문에 한 곳에 오래 정착할 수 없어 끝없이 떠돌아 다니며, 그로 인해 생긴 풍부한 벌레의 지식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사연 속에서 그들을 돕습니다.

 

총 10권으로 완결된 이 만화는 매 화 에피소드가 완결되는 옴니버스 형식의 이야기입니다. 에피소드들은 화려하지도 극적이지도 않은 기이한 이야기들이지만 벌레들과 공존을 모색하거나 때로는 적대하며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여러 신비로운 벌레들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만화가 바라보는 건 사람들에 대한 시선인 것 같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어떻게 생각해 내었는지 작가의 상상력이 대단할 따름이네요. 

 

보통의 만화들은 소소한 에피소드들의 옴니버스로 시작하다가 점점 큰 하나의 커다란 스케일의 스토리로 발전시켜 그 이야기로 완결을 이루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그런 만화를 볼 때마다 항상 초반의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들을 그리워하는 게 셈틀이가 만화를 읽은 패턴이었죠.. 하지만 <충사>는 마지막권까지도 에피소드들의 연속이었고, 깅코도 그렇게 계속 떠돌아 다니게 됩니다. 그 끝나지 않는 엔딩이 상당히 만족스러웠던 걸 보니 이런 형식의 이야기를 기다렸었나 봅니다.

 

애니메이션으로도 오다기리죠와 아오이유우가 출연한 영화로도 만들어 졌습니다. 만화의 소재를 다 가져다 쓰고 있긴 하지만 나름의 독특한 재미들이 있었던 듯.. 깅코처럼 역마살 제대로 낀 인물의 여행기를 또 만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