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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곰팅이/감상

[만화] 바람의 나라 (김진)

by 셈틀씨 2012. 6. 24.

 

 

 

김진 작가님이 [바람의 나라] 연재를 시작한 건 1992년 댕기에서 였다고 하네요.. 20년이 되도록 완결을 하지 않는 배짱이라니.. 그리고 기다리고 있는 독자라니.. ㅋ

 

아주 예전에는 대본소만화가 만화가게라는 곳에서 흥행했었고, 드래곤볼이나 북두신권같은 만화가 어둠의 경로(?)로 학교 앞 문방구에서 5백원에 팔았던 적도 있었더랬습니다. 만화대여점이 동네 곳곳 마다 한창 많았었을 때에도 일본만화, 그리고 미국만화가 주류였었죠..

 

그래도 개인적으로 이 [바람의 나라]에 열광했을 즈음 - 황미나, 김혜린, 신일숙, 박희정, 이은혜, 원수연, 이미라, 강경옥, 유시진, 한승원, etc님들의 작가 분들의 많은 작품들이 연재되고 사랑 받던 때 - 의 국내 순정 출판 만화는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고 응원을 했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은 아마도 좀 더 내공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서두요..

 

요즘 만화라고 하면 웹툰이나 일본만화만이 관심을 받고 있는 느낌입니다. 웹툰의 만화들도 상당한 퀄리티를 가지고 있죠.. 하지만 과거 출판만화를 접했던 독자의 입장에서는 만화 잡지들이 폐간되고, 더 이상 그 분들의 만화를 서점에서 볼 수없는 건 무지 안타깝습니다.. ㅠㅠ 사람들이 사주지 않아 판매가 안되기 때문인 걸까요..?

 

처음 이 만화를 접했을 때 예전에 국사책이나 삼국유사를 읽었을 때 짧은 글로 지나가던 유리왕, 대무신왕, 호동왕자의 평면적인 이야기가 이 만화에서 살아 숨쉬는 걸 봤을 때의 충격이란..

 

아름다운 캐릭터와 동양화를 보는 듯한 그림체도 물론 좋았습니다. 게임 <창세기전>의 캐릭터 디자인도 맡을 정도 였으니... 또한 황조가로 익히 알려진 유리왕과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호동이란 인물. .신왕이란 명칭임에도 크게 알려진바 없는 대무신왕 무휼.. 그 고뇌과 사랑을 재구성한 이야기만으로도 대단했죠.. 여기 나온 인물들의 면면을 보고 있자면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라는 용어가 딱 생각나는.. 신수가 나오는 판타지 만화이기도 하죠.. 하지만 저한테는 이 인물들이 말하는 대사와 나레이션이 여지껏 동경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아무 곳에서나 뚝 떼어내도 시로 읽혀도 좋을 글들이란 생각이 든단 말입니다요..

 

넌 늘 창을 잘 갈아 두어야 한다. 오늘의 나처럼...

창은 사람을 해하는 물건이니, 함부로 다뤄지면 안되겠지만..

꼭 써야 할 때는 죽을 자를 위한 예를 지켜 날을 무디게 하는 게 아니다..

 

또한 이 작품은 원소스멀티유즈 컨텐츠로도 매우 유명하죠. 게임, 드라마, 소설, 뮤지컬의 원작이 됩니다. 이 중에서 그녀가 직접 가사와 대사작업에 참여한 뮤지컬이 원작에 가장 가깝지 않았나 하는 개인적인 의견.. - 본 건 무휼편 밖에 없긴 하지만.. - . 그러고 보니 이은혜 [블루]도 음반이 나왔었군요.. 역시 아직 완결이 안됐네요..

 

어찌됐든 "역사는 스포 - 역사를 기반으로 하는 이야기는 언제나 그 결말을 알고 보게 되는 거죠.. - " 이기 때문에 고구려왕의 계보만 보아도 이 인물들의 삶의 방향은 알 수 있겠지만.. 우리는 작가가 상상하고 창조해낸 "그"인물의 이야기를 보고 싶은 겁니다.. 그러니 계속해 주었으면 좋겠고,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네요.. 그러면 애니메이션으로도 나오지 않을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