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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곰팅이/감상

[드라마] 카이스트 (1999-2000)

by 셈틀씨 2012. 1. 8.

 


매주 한 편씩 하던 시간을 기다려 완전히 감정이입해서 20세기의 마지막을 함께 하며 챙겨 봤었더랬습니다. 풋풋했던 출연진들과 게스트들이 지금은 노련한 배우들로 성장했을 만큼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정말 최고의 드라마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 공학도들의 이야기, 사람들간의 갈등 뿐 아니라 교육현실도 녹여낸 송지나작가의 필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죠.. 특히 배우에 맞춰서 시나리오를 쓴 느낌을 받았을 땐 .. ㅎㄷㄷ 했습니다요..

 


 

민재(이민우), 채영(채림), 정태(김정현), 지원(이은주)가 분한 카이스트 4학년은 다만 낭만만이 존재하는 대학생활을 하지 않고 바쁘고, 고민이 많은 그들의 생활을 보여 줍니다. 특히 우직한 바보가 세상을 바꾼다고 믿는 시청자로써 민재한테 감정이입 지대로 했었죠.. ㅋ

 

살리에르가 살 수 있는 방법은 한가지야. 모차르트와 경쟁을 안하는거지. 모차르트같은 인간은 없다고 생각하는거야.
그게 바로 살리에르의 비극이야. 절대로 모차르트를 무시할 수가 없거든.


다시 십년이라고 생각하지 뭐. 왜냐면.. 왜냐하면.. 내가 정태보다 잘하는 건 노력밖에 없으니까..

 

민재는 누구하고 싸움을 하는 놈이 아니야. 싸우려면 화를 내야 되잖아. 근데 민재 이놈은 화를 내다가도

생각을 해. 저 놈은 왜 저럴까. 나는 또 왜 이럴까. 그러니까 싸움이 되겠냐.

 

연애보다 더 바쁜 공학도들의 현실도 꽤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 특히 민재와 채영의 본인들만 모르는 그 감정이 참 재미있었는데 오래된 연인에서 채영이 유학가는 걸로 빠지게 되죠.. 그리고 경진(강성연)이 들어 오는데 채영이라는 캐릭터에도 애정을 쏟았었는 지 첨엔 좀 싫었었다는.. ㅎ

 

- 사람에 대해서 겁이 없어요. 그건 평소에 별로 미움을 받아보지 않아서 그럴거에요

 

공부만 할 것 같은 카이스트에도 존재하는 만수(정성화)는 드라마에 꼭 있어야 하는 인물 중에 하나 인듯.. 남희(신은정)과 로봇축구 중계도 하고, 뭔가 전체적인 극 설명을 위한 인물이었던 것 같아요..

 

학부때 실험을 하나 시킨 게 있어. 열일곱번 실패를 하드라구. 남들 세 번이면 완성할 걸 열일곱번 이나.
그리고 두달만에 해냈어. 그게 중요한거야. 연구란 건 성적 좋은 사람이 하는 게 아니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하는거지.

 

개인적으로 성장드라마로의 이 드라마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인물 하나하나 스스로의 부족한 부분을 극복하고 성장해 나가는 에피소드들은 지금 곱씹어 봐도 늘 힘이 됩니다. 카메오로 출연하는 캐릭터들도 좋았죠.. 긴 호흡으로 진행되는 부분이어서 충분히 완성도가 있지 않았었나 싶은.. 뭐 하나 버릴 게 없었던 에피들과 캐릭들.. 그리고 대사들.. ㅎ

 

만수선배가 그런 식으로 떠들고 다니면 걔들, 돌아오고 싶어도 못 돌아오게 되는거 아니에요? 그냥 없었던 것처럼 지나갈 수 있는 일을 그렇게 기정사실화시키지 말았으면 좋겠다구요. 솔직히 이 학교 다니는 사람, 누구나 한번쯤은 그런 생각하는 거 아니에요? 공부고 학교고 그만두고 싶다. 내가 왜 여기 계속 서있어야 되나. 그리고 그런 건 남들이 떠들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송지나 작가님의 이런 성장드라마를 꼭 다시 써 주십사 고대를 했었습니다. ^^;; 뮤지컬학과를 소재로 드라마가 제작된다는 소문을 들었고, 편성을 받지 못했다고 들어서 방영을 하면 꼭 본방사수 하겠다고 다짐했었죠.. 그런데 소리소문없이 종편에서 방연되었다는 군요.. ㅠㅠ;; 사전제작을 했던 거군요.. 온에어에서 서작가의 대사가 생각이 나더라는..

 

지금 어따가 핑곌 대니? 그러게 사전제작은 왜 해. 편성도 못 받을 걸. 
...후회 안 해. 누군간 해야 할 일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