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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곰팅이/단상

월급님이 통장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by 셈틀씨 2017. 11. 5.

 

When I was young

I thought that money was the most important thing in life

now that I am old, I know it is.

 

▷ Oscar Wilde

 

 

 

아침에는 지하철 조조할인을 받기위해 시간내 개촬구를 통과하려고 뛴다. 점심에는 500원 더 싼 메뉴를 먹기 위해 조금 더 걷는다. 간식은 안 먹는 거고, 옷 사는 건 미루는 거다. 월급통장은 카드값, 생활비, 교통비, 공과금, 세금, 통신비, 관리비, 보험료 등의 지출로 늘 바쁘다. 월급님이 많든 적든 잘 소비를 해야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고, 미래에 대비할 수 있게 된다.

 

그랬다. 오늘의 나를 꾸미는 것 보다는 내일의 배고픔을 항상 염려했다. 이 아름다운 계절이 내게 몇 번이나 남아 있을 지 알 수 있다면 좀 더 여유로울까도 생각해 봤지만, 그래도 지금의 이 삶이, 이 선택이 괜찮은 걸 거라고 착각하면서 살아야 겠다. 현대를 살아감에 월급님이 강림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때인 거다.